혈압은 우리 건강의 중요한 지표지만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내용도 많다.
특히 혈압 측정 및 관리에 있어 일반인들이 흔히 가진 오해 중 하나는
병원에서 측정한 혈압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.
하지만 실제로는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이 더 중요할 수 있다.
집에서 혈압을 재는 경우
진료실에서 재는 혈압보다 일상생활의 실제 혈압을 더 잘 반영한다.
또 집에서든 진료실에서든 늘 혈압이 높은 지속성 고혈압,
진료실에서만 긴장해 혈압이 올라가는 백의고혈압,
반대로 진료실에서만 수치가 괜찮고 일상에서는 혈압이 높은
가면고혈압 등을 구분하려면 가정 내 혈압 측정이 필요하다.
주의해야 할 점은 가정에서 측정한
가정혈압의 고혈압 기준이 진료실 기준과 다르다는 것이다.
진료실에선 140/90㎜Hg 이상을 고혈압으로 판단하지만
가정혈압의 경우 135/85㎜Hg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간주한다.
이는 많은 국민이 모르는 중요한 차이점이다.
그런 만큼 집에서 반복적으로 혈압이 135/85㎜Hg 이상
나온다면 의사와 꼭 상담할 필요가 있다.
싱겁게 먹고, 체중을 줄이고, 담배를 끊고, 채소 섭취를 늘리고,
꾸준히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 외에 혈압약 처방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.
이 수치를 그대로 방치하면 정상 혈압(120/80㎜Hg 미만)에
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배나 높아진다.
작은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
혈압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.
예를 들어 수축기혈압을 5㎜Hg만 낮춰도
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10%가량 낮출 수 있다.
또 이완기혈압을 2㎜Hg 낮추는 것만으로도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6%,
뇌중풍(뇌졸중) 및 일과성 뇌허혈발작 위험은 15% 낮아진다.
혈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건 전 세계적 현상이다.
예를 들어 9·11테러 이후 미국 뉴욕에서 스트레스로
시민들의 혈압이 평균 1.7∼3.8㎜Hg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
이는 스트레스가 혈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.
또 일본고혈압학회는 2018년부터
‘활기찬 100년을 위한 좋은 혈압’이라는 슬로건 아래
향후 10년간 고혈압 환자 수를 700만 명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.
이를 위해 평생 고혈압 관리 시스템 구축,
새로운 학문 분야 개발,
자가 혈압 조절 및 사회 교육 모델 구축 등
세 축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.
올 10월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선
‘사회와 조화되는 신(新)고혈압’을 목표로 전국 지자체 17곳이
참여하는 ‘고혈압 제로 도시 만들기’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.
우리나라에서도 한국임상고혈압학회가
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.
특히 ‘대국민 혈압 2㎜Hg 더 낮추기’ 캠페인을 전개하며
숏폼(짧은 영상) 위주의 유튜브 채널 운영 등
다양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.
이런 노력이 향후 국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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