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가붙이 부호의 양자로 가다 이완용은 경기도 광주군 낙생면 백현리의 가난한 선비 이호석(李鎬奭)의 맏아들로 태어났다. 이들 이씨는 본관이 우봉(牛峯)으로 대대로 노론계열에 속했다. 이호석의 5대조 이재(李縡)는 숙부 이만성(李晩成)이 신임사화 때 노론계열로 죽임을 당하자, 벼슬을 버리고 용인에 은거하며 성리학에 몰두했다. 그 뒤 이들 자손은 영락하여 겨우 선비 체면만 세우며 살았다. 이완용은 여느 경우처럼 아버지에게서 천자문,동몽선습 따위를 배우다가 열 살 때에 이호준(李鎬俊)에게 양자로 들어갔다. 이호석과 이호준과는 6대조에서 갈려나갔으니 먼 일가붙이였으나(32촌) 이호준의 집안은 거의 대대로 양자로 가계를 이어왔기에 당내친(堂內親, 8촌 이내의 가까운 친척)에서는 양자를 구할 수가 없었다. 이호준은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