봉정암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설악산 소청봉 서북쪽에 있는 사찰로
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인 백담사의 부속 암자다.
양산 통도사, 영월 법흥사, 정선 정암사, 오대산 상원사와 함께
우리나라의 대표적인 5대 적멸보궁 중의 한 곳으로 불교 신도들에게는 최고의 순례지다.
이 절은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가장 높은 곳(해발 1500미터)에 있는데,
암자의 이름이 ‘봉정(鳳頂)’인 것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온다.
선덕여왕 12년(643)에 당나라에서 부처의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한 자장율사가
이곳에 도착하여 주변 경관을 살펴보았다.
뒤쪽으로는 대청봉, 중청봉, 소청봉의 산줄기가 이곳에서 멈춘 뒤 기암절벽의 지세를 형성했고,
눈앞의 바위들은 질서 정연하게 좌청룡, 우백호를 연출하며 포근하게 봉정암 터를 감싸고 있었다.
연화대 위에서 바라보면 왼편으로 용아장성이, 오른편으로는 공룡능선이 펼쳐지고,
바로 그 아래 골짜기에 자연석탑을 쌓은 듯한 바위들이 수없이 쌓여 있었다.
천하의 길지를 발견한 자장율사가 이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적멸보궁을 세우려 하자
봉황이 날아와 지금의 자리를 잡아주었다.
그리하여 그 뒤 이곳에 사리를 봉안하고 절을 세웠는데 그 이름을 봉정암이라고 하였다.
또 다른 이야기는,
신라 애장왕 때 조사 봉정이 이곳에서 수도를 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라는 것이다.
그 뒤 문무왕 때 원효가 중건하고 1188년에 지눌이 중건하였으며,
여러 차례 중수를 거친 뒤 인조 10년(1623)에 설정이 중건하였다.
현존하는 당우는 법당과 요사채뿐이다.
봉정암 법당 옆 바위 위에는 자장율사가 가져왔다는 사리를 봉안한 고려시대의 석탑이 있다.
최근에 보물1832호로 지정된 봉정암 석가사리탑은 5층의 석탑으로 높이가 3.3미터인데,
전형적인 신라 양식을 생략한 고려시대 석탑 양식을 띠고 있다.
상륜부에는 노반과 복발이 있고, 그 위에 큼직한 원뿔형 보주가 놓여 있다.
어디 한 군데 결손된 부분 없는 완전한 형태의
석탑으로 주변의 빼어난 산세와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.
봉정암을 중심으로 기린봉ㆍ할미봉ㆍ범바위ㆍ나한봉ㆍ지장봉 등
기암괴석의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.
봉정암 북쪽 독성나한봉(獨聖羅漢峯) 아래에 있는 봉우리는
석가봉을 향해 읍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가섭봉(加葉峰)이라 부르며,
탑바우는 봉정암 북쪽에 있는 웅장한 산으로 석가모니의 이름을 따서 석가봉이라고도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