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자가 본국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을 얻어 병이 난지 수일 만에 죽었는데, 온 몸이 전부 검은 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얼굴이 일곱 구멍에서 모두 선혈이 흘러나오고, 검은 천으로 그 얼굴 반쪽을 분변할 수 없어서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. 그런데 이 사실을 외인들은 아는 자가 없었고, 상도 알지 못했다. 23년 6월 27일 기사 34살의 비극적인 죽음, 조선을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부국강병을 꾀할려던 한 인물의 죽음에 대한 기사였다. 의학에 문외인인 사관의 기록조차도 약물에 중독되었다고 표현할 만큼, 소현 세자는 보통 죽음이 아니었다. 더구나 그 죽음에 대한 의혹은 그 이후에 벌어진 상황으로 짐작하게 해준다. 아버지인 인조는 기년복(1년복)을 입었고, 신하들은 시마(3개월복)을 입었다.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