옛날 히말라야 지방의 한 호수에 수다쟁이 거북이 살았다.
그 거북은 어찌나 말이 많은지 혼자 있어도 쉼 없이 종알거렸다.
하루는 기러기 두 마리가 거북이 사는 호수로 놀러왔다.
혼자 심심했던 거북은 기러기들과 금세 친해졌다.
“거북아,
우리는 히말라야 산봉우리에 있는 황금 굴에 살고 있어.
너도 우리랑 같이 그곳에 안 갈래?”
거북도 기러기들과 헤어지는 게 싫었다.
혼자서는 심심했는데,
말을 주고받는 게 행복했기 때문이다.
“하지만 난 너희처럼 날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곳에 가니?”
“그건 걱정 마.
너는 입만 꼭 다물고 있으면 돼!”
거북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.
“그게 무슨 말이니?”
“너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우리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니까.
절대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만 꼭 기억해.
안 그러면 떨어져서 죽게 되니까.”
기러기들은 기다란 막대 하나를 주워 와서
거북에게 그 가운데를 꽉 물게 했다.
그리고 자신들은 막대의 양 끝을 물로 하늘을 날아올랐다.
거북은 난생처음 풍선처럼 하늘 높이 날아오르자 가슴이 뛰었다.
기분이 우쭐해지면서 하늘을 나는 게 이렇게 신나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다.
많은 사람들이 하늘을 나는 거북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.
그런데 몇몇 아이들이 자신을 보고 큰소리로 비아냥거렸다.
“얘들아,
저 거북 좀 봐! 거북이 막대에 뒤뚱거리며 매달려 간다.
정말 웃긴다!”
거북은 아이들의 말에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.
절대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크게 소리쳤다.
“남이야 뒤뚱거리든 말든 대체 무슨… 참견… 이람…!”
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북은 하늘에서 떨어졌다.
기러기들은 땅 위에 떨어진 거북을 안타까워하며 중얼거렸다.
“잠시만 말하는 걸 참았어도 황금 굴에 가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는데…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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