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야연>은 이렇다.
서기 709년. 당나라가 끝나고 야심을 가진 세력들이 앞다퉈 자신의 땅에
자신의 왕국을 세우던 '5대 10국'시절, 확정되지 않은 어느 왕조의 이야기를 다룬다.
황태자(오언조)에겐 사랑하는 여인(장쯔이)이 있었다.
하지만 부친(황제)이 그 여자를 차지한다.
황태자는 낙심하여 산골에 은거한다.
황제 자리와 황후에 대한 야욕에 불타던 황제의 동생(갈우)이
황제를 죽이고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.
황후마저 차지한다. 새로이 황제가 된 갈우.
그를 죽이고 부친의 복수를 꿈꾸는 황태자.
여전히 그 옛날의 황태자를 사랑하는 황후.
<야연>은 궁중음모극이며 치정에 얽힌 잔인하고 치사한 복수극인 셈이다.
사랑에 눈이 멀면서도 결국에는 권력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못하는
인간들의 드라마이며,
결국은 사랑을 확인하고 연인의 죽음에 피눈물을 흘리는 사랑의 이야기인 셈이다.
장예모 감독의 <영웅>과 <연인>이 이룬 중국식 미학 -과장된 형식미-는
한국관객에게는 중국식 과장, 혹은 대륙식 허풍으로 받아들여진다.
풍소강의 <야연>은 그런 중국식 과장미가 극대로 발휘된 중국식 블록버스터이다.
이 영화에서 황제 역으로 등장하는 배우 갈우는 오래 전 <인생>으로
깐느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중국의 유명배우이다.
워낙 유별난 아우라를 가진 그였기에 중국에서는 개봉 후 의외의 반응이 나타났다.
극중에서 진중하고 고답적인 황제 어투를 연기하는 갈우 때문에 객석에서는
예상치 못한 곳에서 뜻하지 않은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.
영화에서 장쯔이의 뒷모습 전신누드가 잠깐 등장한다.
장쯔이는 깐느영화제 기간에 그 장면은 대역을 썼다고 털어놓았다.
중국에선 그 대역배우가 자신의 이름을
크레딧에 올려달라고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.
중국의 영화가 급속하게 산업화의 모습을 띠며 나타나는 작은 삽화이다.
이 영화의 주제가를 부른 가수는 작년 중국을 광풍 속으로 몰아넣은
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이었던 '수퍼 걸 콘테스트'(超級女聲)에서
결선에 올랐던 장정영이다.
초녀 출신 중 '영혼의 노래'를 부른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.
아마 영화 끝나고 흐르는 엔딩 곡에서 그런 포스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.
그 때 나오는 노래가 '我用所有報答愛'이다.
참,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(오대십국)을 둘러싸고 중국 인터넷에서는 논란이 일었다.
마지막 장면이 영 궁금하다 과연 황후(장쯔이) 를 죽인 건 누구일까?
칼은 우루안(태자)의 칼인데 태자도 죽었고 인제상 은 멀리 귀향을 떠났고
모두가 죽었는데 과연 황후 를 죽인사람은 누구일까?
야연 夜宴 Ye yan
감독: 풍소강
출연: 오언조, 장쯔이, 갈우, 주신, 황효명
음악: 담둔